충남 아산의 나즈막한 설화산 자락에는 기왓집과 초가집이 정겹게 어우러진 전통 마을 외암마을이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어지간한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돌담길을 걷다 보니 어린 시절 나를 반겨주던 외할머니의 집을 찾아간 기억이 떠올랐다.완행 버스를 타고 다시 비포장 시골길 20리를 걸어서 겨우 도착했던 외가는 마을 전체가 미로처럼 돌담에 둘러싸여 있고, 그 위에는 탐스러운 호박넝쿨과 이름 모를 꽃들이 나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