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오후 4시 50분이 되자 아버지의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어쩌다 잠깐 맑은 정신이 든 날에 엄마가 아버지께 "미안혀. 미안혀" 하시며 눈물을 글썽이기라도 하면 "괜찮어. 괜찮어. 당신이 애들 갈친다고 그래 고생을 해서 병이 난겨" 하고 아버지는 엄마의 두 손을 꼭 잡아 주신다.
그렇게 일주일 내내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하루라도 편히 쉬시라고 우리 오 남매는 매주 토요일 부모님 댁에 모여서 집 안 청소도 하고 저녁 식사도 함께하며, 엄마를 목욕탕에 모시고 가는 일을 십 년째 한 주도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